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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산

39. 어등산 魚登山(# 36)- 무등산을 마주한 조용한 응시 | 호남명산33: 송산유원지 원점회귀

📍 산 개요(특징)


광주광역시 광산구 용봉동과 서구의 경계에 우뚝 솟은 어등산(魚登山, 594m)은 광주 도심 서쪽을 상징하는 독립산으로, ‘물고기가 용이 되어 하늘로 오른다’는 의미를 지닌 이름처럼 용과 관련된 전설이 다수 전해진다. 특히 아흔아홉 골짜기가 있다는 설화와 함께, 산 전체에 불교의 흔적이 깊이 배어 있어 한때는 천운사, 보광사 등 크고 작은 사찰이 산재한 불교의 영지로도 명성이 높다.

조선 시대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에는 “광산현 서쪽 30리에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유서 깊은 산이며, 지리적으로 장성, 나주, 함평을 잇는 위치에 자리해 한말 호남의병의 주된 근거지이자 격전지로도 이름을 알렸다. 산의 최고봉인 석봉(338m)에서는 황룡강과 광산 들녘이 한눈에 펼쳐지며, 정상에서는 무등산과 광주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다.

어등산 송산공원을 원점회귀하는 코스에서는 호남의병의 자취를 더듬어볼 수 있다. 김태원 장군이 은거하던 토굴과 의병 훈련정 등이 등산로 주변에 자리하고 있어, 산행과 함께 역사적인 의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길이다.


⛰️ 명산 선정 현황


블랙야크 명산 x
한국의 산하 x
월간 山(산) x

비록 모든 선정 100대 명산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많은 산악 애호가들과 광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산이다.

🧭 나의 산행 일지

▫️일시: 2025년 7월 5일(토요일)
▫️날씨: 맑음, 들머리에서 산들바람
▫️코스: 송산유원지 주차장–황새봉(전망대)-노을길-등용정-석봉-원점회귀
▫️거리: 약 6.6km
▫️소요시간: 144분(이동시간: 133분)
▫️최고점: 해발 339m
▫️회득고도: 451m


🏞️ 산행 타임라인 & 포토갤러리


🔘 송산유원지(송산공원) 주차장 (15:05)

무료 주차장이며, 유원지에 놀러 온 손님의 차량이 드문드문 보이지만 비교적 한산해 여유가 있다.

주차장 도로를 건너면 바로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어등산은 광산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 광산 8경
1.용진충만:선동의 용진산. 겹겹이 솟은 봉우리와 웅장한 산세
2.어등낙조: 어등산 정상에서 마주하는 황혼의 석양
3.용강어화: 황룡강 고기잡이 불빛이 은은히 반짝이는 풍경
4.낙수야색: 극락강변에서 느끼는 밤의 정취
5.석문가예: 석문산 절벽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무지개
6.복룡귀운: 복룡산을 휘감는 구름이 장관을 이룸
7.풍영만귀: 풍영정에 앉아 시 읊으며 밤늦게 돌아오는 길
8.호가송음: 호가정 솔숲 사이로 흐르는 바람소리가 마치 호랑이 울음 같다

🔘 황새봉 / 전망대 (15:23)

들머리부터 계단이 이어진다. 비록 가파른 길이지만 5분 정도 오르니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이 황새봉으로 추정되지만 따로 이정표나 표지판은 없다.

전망대에서는 황룡강과 광산 들녘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지만, 햇빛이 따가워 오래 머무르기는 어렵다.

이후 전망대에서 내려와 석봉으로 향하는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 옛시 표지판 (15:30)

조금 더 나아가니 어등산 아래 마을 출신인 양응정의 시가 적힌 표지판이 보인다.

〈화전놀이〉
작은 개울가에 돌을 놓고 솥을 걸어
흰쌀가루 맑은 기름으로 진달래전을 부쳐
대젓가락으로 집어 먹으니 향기가 입안에 가득
한 해의 봄맛을 뱃속이 전해주네

🔘 344계단 (15:30)

이 코스는 유난히 계단이 많아 보인다. 내려오면서 세어보니 약 700계단 정도 된다. 계단은 장단점이 있지만, 오르내리는 데 있어 계산이 쉬워서 편리한 점이 많다.

🔘 노을길 (15:36)

어등산 8경 중 하나인 ‘어등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라 한다.
석양과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으나, 지금은 그늘이 드문 무더운 여정 속에서 잠시 숨 돌리는 구간일 뿐이다.

🔘 등용정 (16:05)

등용정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정자는 아니다. 2007년 광산구청에서 어등산에 전해지는 용의 전설을 상징하기 위해 세운 정자다. 이곳에서 300m만 더 가면 정상이다. 이마에 땀이 맺혀 수분 보충이 필요했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때 정상 방향에서 한 등산객이 달려 내려왔다. 오늘 산에서 마주친 사람은 중무장을 한 분과 이 사람, 두 명뿐이다. 등산길은 계단과 평지가 반복되어 등산이나 마라톤 등 트레이닝 코스로도 적절해 보인다. 더 머물고 싶었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흐트러지기 쉬운 법,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어섰다.

🔘 헬기장 (16:14)

헬기장은 잡초만 무성한 상태다. 이제 곧 정상이다.

🔘 석봉 338m (16:16)

어등산 정상인 석봉은 해발은 낮지만 주변에 높은 산이 없어 조망이 뛰어나다.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황룡강과 광산 들녘, 광주시 전경과 무등산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한말 김태원 의병장이 쌍안경으로 일본군 동태를 살피며 작전을 지휘했던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날씨가 무더워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짧은 휴식과 사진 촬영 후 바로 하산에 나섰다.

🔘 의병전적지 (16:37)

이 코스는 의병 활동의 흔적이 많은 곳이다.

몸은 피곤했지만 최소한의 경의를 표하고자 하산길 중 왼쪽으로 200m를 더 내려가 전적지를 답사했다. 어릴 적 농성광장에서 보았던 김태원 장군 동상이 떠올랐고, 미술 숙제로 비석을 탁본했던 기억도 났다. 당시엔 잘 몰랐던 인물이지만, 어등산 곳곳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가며 그 의미가 더 깊어졌다.

김태원 장군이 머물렀던 토굴 앞에서 숙연한 마음이 들었고, 이 험한 산중에서 항일의 뜻을 품었던 선조들의 의지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

🔘 의병훈련장 (16:55)

조금 더 내려오면 의병 훈련장 표지판이 보인다. 오른쪽 샛길로 들어서 보았지만 길 초입부터 풀이 무성하고 관리가 안 되어 있어 점차 길이 사라졌다.

막다른 덤불 속에서 더는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되돌아왔다.

🔘 송산공원 주차장 (17:29)

무더위에 지쳤지만 무사히 원점 회귀에 성공했다. 토요일 오후 등산으로는 적절한 거리와 시간, 역사적 의미까지 갖춘 만족스러운 산행이었다.


짧은 능선 너머로 흐르는 바람, 그 속에 잠든 의병의 숨결을 다시 느낀 하루.

🌄 소회


어등산은 도심 가까이에 위치하면서도 숲의 고요함과 역사적 의미를 함께 품고 있는 산이다. 전체 코스는 그리 길지 않지만 초입부터 계단이 많아 초반에는 다소 숨이 찰 수 있다. 그러나 계단과 평지, 완만한 경사가 반복되어 체력 부담이 크지 않으며, 등산과 트레일러닝 모두에 적합한 산행 코스다.

정상인 석봉에서는 황룡강과 광산 들녘은 물론, 멀리 장성·나주·함평까지 조망할 수 있어 해발 338m라는 수치 이상으로 탁 트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 ‘어등낙조’라 불리는 노을길을 걷는다면 어등산 8경의 진가를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어등산은 단순한 자연 명산이 아니라 의병의 얼이 깃든 항일 유적지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김태원 장군의 토굴과 훈련지, 전적지 표지석 등을 직접 찾아보는 경험은 산행 이상의 의미를 더해준다. 다만 일부 탐방지는 관리가 미흡하여 길이 끊기거나 풀이 우거져 있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여름철은 더위가 상당하므로 충분한 수분 보충이 필수이고, 봄과 가을이 산행에 가장 적절한 계절로 보인다. 광주 도심에서 짧고 의미 있는 산행을 원할 때, 어등산은 최적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 함께 보기 좋은 명산 · 명소

▫️송산유원지: 황룡강 내 섬을 활용한 유원지로 산과 강의 풍경이 탁 트여 시원한 경관 제공
▫️호남대학교
▫️광주 송정역 시장: 지역 먹거리 탐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