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
파타고니아로 향하는 새벽 여정
🔘사보이 호텔의 이른 아침
간밤에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새벽 3시 30분 호텔 로비 카페에서 빵과 바나나로 간단히 아침을 대신했다. 우리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피로가 교차한다. 하고 있었다. 전용버스에 올라 호텔을 출발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의 관문, 엘 칼라파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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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9일 대로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새벽
호텔에서 국내선 공항으로 향하는 길은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한산했다. 버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7월 9일 대로(Avenida 9 de Julio)를 따라 달렸다. 이 대로는 아르헨티나 독립일을 기념해 이름 붙여졌으며, 구간에 따라 최대 22차선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넓은 도로’ 중 하나로 꼽힌다.
도로변에는 도시의 상징적인 건축물인 Teatro Colón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잠시 후, 영화 Evita에서 마돈나가 연기한 에바 페론이 상경하던 장면의 배경이 된 Retiro Station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갔다. 공항 근처에 이르자 ‘세계에서 가장 넓은 강’으로 불리는 Río de la Plata가 잔잔히 흐르고 있었다.
🔘 국내선 비행거리/2, 100km의 하늘길
버스는 곧 Aeroparque Jorge Newbery에 도착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엘 칼라파테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2,100km(1,305 miles) — 서울에서 타이베이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비행 시간은 3시간 20분. 좌석이 좁고 앞좌석이 젖혀지자 움직일 공간이 거의 없어, 짧지 않은 여정이 꽤 고역처럼 느껴졌다.
🔘 파타고니아의 관문, 엘 칼라파테 도착
아침 9시 30분, 비행기는 마침내 El Calafate Airport에 착륙했다. 공항은 작고 한적했지만, 파타고니아의 청명한 하늘이 여행객들을 맞이했다.
공항을 나와 대기하고 있던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전용버스에 올라 곧 바로 곧바로 Los Glaciares National Park의 모레노 빙하가는 일정이다.
가던 길 중간에 현지인 가이드 부르노가 합류했다. 칼라파테 현지인 가이드가 합류하면서 우리 일행의 가이드는 총 네 명이 되었다. 이 영남 사장님은 8명 여행객에 4명의 가아드가 붙는 경우를 보았냐며 노스레를 떤다. 긴 이동 끝에, 본격적인 남부 파타고니아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차로 약 15분 거리였다. 곧바로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일정이 다.(약 1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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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 칼라파테 (El Calafate)
엘 칼라파테는 아르헨티나 남부 파타고니아의 산타크루스 주에 위치한 인구 약 3만 명 규모의 관광 도시로,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비롯해 파타고니아의 빙하 지대를 탐방하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거점이기도 하다.
도시 이름은 이 지역에 자생하는 ‘칼라파테(남미 블루베리)’ 관목에서 유래했으며, “칼라파테 열매를 먹으면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1m 남짓 자라는 가시나무에 열리는 보랏빛 칼라파테 열매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슈퍼푸드로, 현지에서는 비누·술·아이스크림·차 등 다양한 제품으로 가공된다.
1920년대 1,000명 남짓의 소규모 마을에서 출발해 현재는 호텔·레스토랑·기념품 상점이 밀집한 관광 중심지로 성장했다. 중심가인 리베르타도레스 거리를 따라 올드타운과 신시가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파타고니아 특유의 목재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분위기를 더한다.
일대는 대기 오염이 적은 청정지역이라 ‘노인의 수염’ 같은 착생성 지의류가 자라며, 식생이 호주·뉴질랜드와 비슷하고 ‘겨우살이’나 ‘중국인등불’ 같은 독특한 식물도 관찰된다.
또 인근에서는 구아나코(라마와 비슷한 동물) 털을 이용한 전통 섬유 제품도 쉽게 볼 수 있다.
파타고니아라는 이름 자체는 1519년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이 땅을 밟았을 때 현지 원주민들의 큰 발(‘파타곤’)에서 유래했다. 서파타고니아는 비와 바람이 많은 숲과 피요르드 지형이 펼쳐지고 연간 강수량이 16,000mm에 이르지만, 엘 칼라파테가 속한 동파타고니아는 건조한 초원과 황무지가 이어지며 연 강수량이 200mm 남짓이다. 이 땅은 약 2억 5천만 년 전 판게아 대륙이 분리되며 형성된 고대 지질 위에 세워졌다.
기후는 한랭 건조하며, 여름(12~2월)에도 선선하고 겨울에는 눈과 강풍이 많다. 빙하 트레킹과 유람선 투어를 즐길 수 있는 여름이 관광의 성수기다.
🔘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1937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고 198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오른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빙하면적을 자랑한다(남극, 북극 다음 규모). 이곳에는 총 35개의 빙하가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바로 페리토 모레노 빙하다.
아르헨티노 호수는 이곳의 상징이다. 서울의 2.5배(약 1,600㎢)에 달하는 면적과 600m의 깊이를 자랑하는데, 빙하가 녹아 흘러든 물이 호수를 채운다. 물은 너무 맑아 그대로 수돗물로 사용될 정도였다. 겨울에는 리메스 호수가 얼어 현지인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기도 하고, 별장들이 모여 있는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빙하로 가는길- 첫번째 조망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빙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버스가 잠시 멈춰 서자, 모두들 차에서 내려 전망대로 향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눈앞에는 빙하의 전경이 펼쳐졌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빙벽은 약 70m 높이. 마치 하늘로 솟아오른 얼음의 성벽처럼 장엄하고 위압적이었다. 빙하의 표면은 하늘빛과 옥빛이 뒤섞여 신비로운 광채를 발했고, 이 순간만으로도 이동의 피로가 씻겨 내려갔다.

🔘빙하 체험 — 거대한 빙벽과의 조우
다시 버스를 타고 빙하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원 내부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인근 안내판에는 Central, Interior, Accessible, Bosque(숲길), Costa(해안길) 등 여러 데크 산책 코스가 있었다.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전망대에서 빙하를 조망한 뒤, 데크를 따라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가장 짧고 핵심적인 코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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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앞에 펼쳐진 영구빙하의 장관
데크를 타고 마주한 빙하,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압도적이었다. 수천 년 동안 녹지 않고 남아 있던 영구빙하(Perito Moreno Glacier)가 옥빛을 띠며 거대한 빙벽을 이루고 있었다. 햇살에 반사된 얼음은 푸른빛과 흰빛이 교차하며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숨을 쉬는 듯했다.
전망대에 서서 바라본 빙벽의 높이는 약 70m — 도시의 20층 건물에 해당하는 규모다.
나무 데크는 구불구불 계단과 길로 이어져 있어 빙하를 여러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때로는 가까이, 때로는 멀리서 보이는 빙하의 표정이 계속 달라졌다. 운이 좋으면 빙하가 갈라져 바다에 떨어지는 장관을 볼 수도 있다고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 머물수밖에 없는 우리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행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빙하와 주변 호수를 따라 걸으며 자연의 위대함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 빙하와 식탁에서 조우
데크 트레일을 따라 빙하 감상을 마친 뒤, 우리는 공원 내에 자리한 ‘Nativos’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나무와 돌로 지어진 아늑한 산장 분위기의 식당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어 창가 자리에서 호수와 빙하가 눈에 들어왔다.
식사 메뉴는 현지식으로, 양고기와 닭고기 스튜, 샐러드, 만두 등이 차려졌다.

식사 도중, 특별한 것이 식탁 테이블로 다가왔다. 그것은 바로 방금 전까지 우리가 멀리서 바라보던 모레노 빙하 조각이었다. 통에 담긴 투명한 빙하 조각은 수천 년 동안 압축된 얼음답게 맑고 투명했다. 표면에서 미세한 기포가 터지며, 차가운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일종의 빙하 체험 서비스다. 빙하 조각을 가까이서 보여주고, 관광객들이 얼음을 만져보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빙하를 위한 힝해 유람선 투어(14:30~15:30)

식사를 한 후 우리는 Hielo & Aventura에서 운영하는 유람선 투어 사파리 나우티코(Safari Náutico)에 탑승했다. 선착장은 국립공원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티켓을 확인하고 선착장에 들어서자 흰색의 멋진 유람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람선이 천천히 호수를 가르며 항해를 시작했다. 빙하에 다가가는 호수 연안에는 빙하에 긇힌 암반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 풍광도 빙하 못지 않은 멋진 광경이다.
멀리서 보던 Perito Moreno Glacier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눈앞의 풍경은 장대한 스케일로 바뀌어 갔다. 옥색의 빙벽은 수직으로 솟아올라 있었고, 곳곳에 신비로운 균열이 빛을 반사하며 반짝였다.
다만 유빙이 떨어져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인 듯 배는 빙벽의 남쪽까지 진행하지 않고 중앙부위까지 선회를 마친 뒤 부두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 항해만으로도 빙하의 위용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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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페리토 모레노 빙하에 대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다 똑같은 빙하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빙하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빙하인데 다른 빙하와 비교해 특별한 점이 여러 가지 있다고 한다.
첫번째로는 대부분의 빙하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거의 줄어들지 않고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살아 있는 빙하라는 점이다. 이는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 있어서, 녹는 양만큼 계속 새로운 얼음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산에서 흘러내려와 큰 호수 위에 닿아 있기 때문에 끝부분이 70m 높이의 거대한 얼음 절벽처럼 서 있어 관광객들이 가까이에서 이 얼음 벽을 볼 수 있다.
또한 다른 빙하는 접근이 어렵고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이 빙하는 도로·전망대·유람선이 잘 갖춰져 있어 가까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빙하이다.
마지막으로 빙하가 호수를 가로지르면서 얼음 다리(빙교)가 만들어지는데 시간이 지나 물이 차오르면 얼음 다리가 무너지는 장관을 연출한다고 한다.
비록 우리가 머무는 시간 자체가 짧아 이런 장관을 목격할 수 있는 행운은 없었지만 빙하 자체를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 엘 칼라파테 시내 투어 (El Calafate City Walk)
유람선 투어까지 마치고 모레노 빙하에 대한 진한 감동을 간직한 채 빙하 공원을 떠나 시내로 향했다.
현지인 가이드 부르노와 작별을 한 뒤 버스는 엘 칼라파테 시내에 정차했다.
각자 40분 정도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는 중심가인 리베르타도르 거리(Avenida Libertador)를 따라 여유롭게 산책을 했다
길을 따라 국립공원 관리소와 기념품 가게들이 이어져 있다.
양고기 바베큐를 굽는 가게도 있다.
엘 칼라파테의 거리를 걷다 보면 개들을 자주 만난다. 특히 대형견이 많아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모여 있으면 처음에는 조금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순하고 온순해 걱정할 필요는 거의 없다.
인근 와인 샵에 들러 시음도 하고, 가이드의 추천으로 파타고니아산 피노누아(Pinot Noir)와 아르헨티나 말벡(Malbec) 와인을 구입했다.
🔘라고스 호텔 도착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인 라고스 호텔에 도착해 3011호를 배정받았다. 우리 방만 왼쪽 복도 쪽에 위치했으며, 수영장이 바로 보이는 전망이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커튼을 칠 수밖에 없었다. 잠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했다.
이 호텔은 방 번호 체계가 독특한데, 왼쪽 윙(Left Wing)은 3번대, 오른쪽 윙(Right Wing)은 2번대로 구분되어 있다.
🍽️ 만찬 – Don Pichon
저녁 만찬은 양고기 바베큐로 유명한 레스토랑 Don Pichon이다(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5분 거리)
식당 내부는 재봉틀 발판을 이용한 테이블과 오래된 마차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전통적인 파타고니아 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전채로는 깔라파테식 만두와 샐러드, 메인요리로 양고기 바베큐 & 스테이크였다.
파타고니아 와인으로 과 함께 건배을 하였다.
디저트로는 이곳에서만 맛볼수 있는 까라파테 아이스크림이다.
🔘 파타고니아 호프에서 맥주
만찬 후 호텔로 돌아와 내일을 위한 짧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우리는 양말과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해 산책 겸 시내로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파타고니아 호프’라는 맥주집에 들러 이 지역의 맥주를 한 잔 즐겼다. 조용하고 아늑한 밤공기 속에서 여행의 여운을 천천히 음미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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